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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9/30] 연중 제26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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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09-30 14:46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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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11,25-29 / 야고5,1-6 / 마르9,38-43.45.47-48>


옛말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잘못도 계속 반복하다 보면 결국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될 수 있다는 비유이지요. 사실 생각해보면,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처음은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안 좋은 예로,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어느새 그게 습관이 되어 인생이 우울한 사람이 되어버릴 수도 있을 테고, 자기변호를 하려고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아무렇지 않게 큰 거짓말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 좋은 예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짧은 감사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점차 삶이 감사로 가득 찰 수 있겠고, 또 만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인사와 작은 미소를 건네는 사람은 어느새 많은 친구들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다시 말해서, 무엇이든 작은 것부터 하나씩 습관을 만들면, 결국 그 습관들이 모여 내 삶 전체가 변화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의 전반부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작은 말과 행동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일깨워주시는 것 같습니다. 마실 물 한잔이 뭐 그리 큰 행동이겠습니까마는, 그 작은 행동을 하는 이들은 상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시지요. 반면에, 작은 이들 하나를 죄짓게 하는 것이 무슨 큰 죄라고, 예수님께서는 그런 이들은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오해하면 제자들에게 물 한잔을 떠주고는 이제 하늘의 상을 보장받았다고 자신하게 될 수도 있을 테고, 누군가를 죄짓게 하는 실수 한 번에 모든 생이 끝난 것처럼 절망감에 빠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단 한 번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작은 것부터 주의하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초대 말씀으로 듣는 것이 옳겠습니다. 왜냐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작은 것을 소홀히 여기다 보면 결국 큰 죄에 빠질 수 있고, 작은 것에 충실함으로써 큰 것에도 충실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은 좀 지나치다 싶습니다. 손발로, 또 눈으로 죄를 지을 때마다 그걸 다 잘라내고 뽑아내면 남아나는 몸뚱이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마뱀 아시지요? 도마뱀 꼬리를 잡으면 도마뱀은 자기 꼬리를 자르고 도망갑니다. 또 자매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꽃게 요리를 할 때도 살아 있는 녀석들은 위협을 느끼면 자기 다리를 스스로 잘라버리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녀석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꼬리나 다리가 쓸모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자르고서라도 생명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살기 위해서, 생명을 선택하기 위해서 자기 일부를 잘라내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오늘 복음에서 손발과 눈을 제거하라는 말씀은, 결국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죄를 피하고, 생명을 선택하라는 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 신체 부위를 지목하시는데, 각각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손을 말씀하시지요. 손으로 짓는 죄는 필요 이상으로 더 가지려는 탐욕의 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지배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죄와 관련됩니다. 그러니 그 손을 자르라는 말씀은 탐욕과 남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버리라는 말씀이겠습니다. 또 발로 짓는 죄는, 잘못된 길에 들어서는 죄, 곧 성령께 귀 기울이지 않고 내 마음대로 선택하려는 것과 관련된 죄입니다. 그러니 그 발을 자르라는 말씀도, 결국 하느님 뜻을 겸손하게 구하고, 거기 따르라는 초대로 들어야겠습니다. 끝으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눈이 짓는 죄는, 편견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그들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들임을 깨닫지 못하는 죄와 관련이 있겠습니다. 그러니 눈을 빼라는 말씀은, 편견을 버리라는 말씀, 깨끗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라는 말씀인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말 그대로 손과 발, 눈을 잘라 없애라는 말씀이 아니라, 죄로 기울게 만드는 작은 것들에 주의를 기울여 피하고, 생명을 선택하라는 초대로 알아들어야겠습니다.


간혹 고해소에서 풀밭에 나는 길 이야기를 드리곤 합니다. 자꾸 같은 길을 걷다 보면 풀밭에 길이 생기는 것처럼 우리들의 작은 습관들도 반복되면서 길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작아 보이는 습관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면 한번 만들어진 길은 다시 없애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작은 것에서부터의 단호함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작은 것이라도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 좋은 길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좋은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덕을 쌓는다, 덕스러운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 삶 안에서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모습은 과연 무엇이겠는지 생각해보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작은 것들을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받을 상을 또한 절대 잃지 않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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