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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6/23]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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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20-06-22 10:16 조회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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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왕19,9ㄴ-11.14-21.31-35ㄱ.36 / 마태7,6.12-14>


저희 수도회의 설립자인 안토니오 마리아 글라렛 성인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성인 가운데 한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 나라에 가면 성인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요. 예컨대, 마드리드 주교좌 성당 앞에 가면, 십자가의 성 요한과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과 더불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세 분의 성인 가운데 한 분으로 성인상이 모셔져 있고, 또 곳곳에 글라렛 성인의 이름을 붙인 도로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형제들이 함께 스페인에 가면 그런 성인의 흔적들을 보며 무척이나 반가워하고, 또 사진으로 남기려고 애를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성인을 모르는 이들이나,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그 흔적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경우가 참 많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분명 가치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말이지요.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도 그러하다고 생각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남에게 기꺼이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이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삼고, 그 사람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복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인지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반면, 이 소중한 가치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더 나아가 세상에서 뒤처지는 길, 멍청한 길, 고생을 사서 굳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세상의 영리함으로 편한 길만 따라가다 보면, 좁은 길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고, 스스로 안에 갇혀, 결국 “멸망의 문”에 다다르게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생명으로 향하는 길도 있지요. 이는 개와 돼지에게 주지 말라고 한 거룩한 것과 진주를 통해서 그 정체를 묵상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진주와 관련된 비유 말씀은 네 복음서 가운데 유독 마태오 복음에서만 두 번 등장합니다. 그 하나가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말라는 오늘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값진 진주를 사는 상인의 이야기를 통해 하늘나라를 설명한 말씀(마태13,45-46)이었지요. 다시 말해서, 거룩한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고, 하늘나라의 이상과 가치를 살아가는 것이 바로 좁은 길을 따라 “생명의 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마태오 복음 사가는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 수도자들은 하늘나라의 비유로서의 삶, 다시 말해서 지상에서 하늘나라의 삶을 미리 살아가는 이들이라고 합니다. 비단 수도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 말씀을 따라 하늘나라 시민으로 합당하게 살고자 노력하지요. 물론, 이 세상 안에서 이 길이 얼마나 비좁은지, 또 찾아드는 이들이 얼마나 적은지 실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하찮은 작은 겨자씨, 쓸모없어 보이는 적은 누룩, 그리고 철부지 어린아이의 길 같은 이 좁은 길이 하늘나라로 향하는 길, 그리고 생명으로 가는 길임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처분해서라도 기어이 살만큼 소중한 이 값진 진주의 가치를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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