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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부활 제5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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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20-05-10 11:19 조회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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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14,5-18 / 요한14,21-16>


성소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에게 라이프 스토리를 쓰도록 할 때가 많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서,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적어보도록 하는 것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좀 더 뚜렷이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이 작업은 단순히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 중요한 순간들에 하느님께서 어떻게 내 삶에 개입하셨고, 구체적으로 나를 이끄셨는지 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렇게 그 청년들의 역사 안에서 발견되는 하느님의 손길을 확인하면서, 그분의 뜻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지요.


비단 성소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긴 피정을 하거나 영적지도를 받는 여정 중에,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온 길을 수없이 다시 걷곤 하지요. 그러면서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하느님의 섭리를 가슴 벅찬 기쁨으로 새롭게 만나곤 합니다. 그때 만났던 사람, 우연히 읽었던 책, 스치듯 들었는데 가슴에 박혀버린 이야기, 또 나에게 고통을 준 사건들,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수없이 많은 마음의 출렁임들. 생각해보면, 의도치 않게 마주한 그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창조한 것이지요. 그래서 과거를 돌아보고 기억하는 것은, 내 삶을 의미 있고 풍요롭게 만드는 시간, 또 나를 향한 하느님의 창조 사업을 놀랍게 바라보는 시간이 되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말씀하신 모든 것을 성령께서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의 기억이 단지 성경 말씀을 머릿속에 잘 떠올리게 하는 그런 의미만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내 삶 안에도 늘 함께 하셨음을 기억하고, 여전히 나를 새롭게 창조하고 계심을 깨닫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 삶이 하느님 말씀으로 늘 충만했음을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가르쳐주신다는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성령께서는 참으로 보호자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나와 무관하다는 불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시는 보호자, 그리고 우리 각자의 삶이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참으로 풍요로웠음을 기억하게 해주는 보호자 말입니다.


또한 제1독서에서 바르나바와 바오로 두 사도는 이교인이었던 리스트라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 좋은 일을 해주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셨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는 우리 삶 안에서 당신을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주셨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우리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이겠지요. 특별히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러한 하느님의 손길을 다시금 찾아보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시는 보호자 성령께 필요한 도움의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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