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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3/26] 사순 제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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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20-03-25 21:57 조회1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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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32,7-14 / 요한5,31-47>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금으로 수송아지 상을 만들어 거기에 절하며 경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게 됩니다. 이집트에서 해방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하느님을 배반하는 이들이 한심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독서의 배경을 보면 한편으로 이들 마음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가 하느님의 산에 올라 오래도록 내려오지 않자 조바심이 났었던 것이지요. 여기까지 자기들을 이끌어 온 인도자가 어느 날 사라진 것입니다. 낯선 땅에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도망갔을지도 모르는 그 사람을 마냥 기다리기에 그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던 것이지요.


사람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로부터 늘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기약 없이 어떤 결과를 오래 기다리다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면, 그러한 욕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바로 그런 순간에, 아론은 금붙이를 모아 수송아지 상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불평에 찬 사람들이 두려운 나머지 적당히 타협하려는 의도가 컸을 것입니다. 특별히 수송아지 상은 이집트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듯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형상은 조바심을 내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 위로를 안겨주었겠지요. 더욱이 그 형상을 금으로 치장까지 했으니, 그 화려함이 지금의 불안한 상황을 잊는 데 분명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망각하게 만드는 형상은 결국 우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현혹해서 판단력을 흐리고, 결국 진짜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우상도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우상이라고 하는 재물만 보더라도, 그것이 전적으로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하지만 통합적으로 해답을 찾지 않고, 좋아 보이는 한 단면에만 집착해서는 올바른 길을 결코 찾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드러내는 네 가지 증언을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증언들을 통해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통합적으로 찾는 방법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요한의 증언, 곧 사람의 증언입니다. 이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예수님의 현존을 발견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런가 하면,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 증언으로 당신이 하고 계신 일을 말씀하시지요. 이것은 오늘날 주님을 필요로 하는 세상의 요청에 귀 기울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아버지의 증언입니다. 이는 기도 중에 얻는 영감, 그리고 기도 안에서 재촉받는 소명을 따라갈 때, 주님께로 갈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성경의 증언은, 말 그대로 성경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주님을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여겨집니다.


조바심이 날 정도로 긴 터널을 지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바심 때문에 위로를 주는 것이면 무엇이든 거기 그냥 기대고 싶어질 때도 있지요. 하지만 어떤 한 가지에 맹목적으로 집중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화려한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게 될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이야기, 세상의 요청들, 기도 중에 얻는 영감들,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 등, 모든 증언의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렇게 통합적으로 주님을 찾을 때, 깊은 불안마저 근본적으로 없애줄 해답 또한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겠지요. 우리가 그렇게 늘 길을 찾고, 답을 얻으며 나아가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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