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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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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02-09 08:57 조회8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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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열왕8,1-7.9-13 / 마르6,53-56>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구름은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상징으로서, 이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분을 얼마나 신비롭고 또 전혀 다른 세상에 계신 분으로 여겼는지 조금은 알게 됩니다. 사실 그들이 체험하고 만난 하느님은 창조하고 해방하신 분, 하지만 자신들과는 전적으로 다른 분이셨습니다. 얼굴을 마주할 수 없는 분, 예언자 이외에는 하시는 말씀이 천둥소리처럼 밖에 들리지 않는 분, 또 계약의 궤에 손이라도 잘못 대면 죽음에 이르게도 하시는 분이셨지요. 그러니 구름이 가득 차서 사물을 잘 분간할 수 없는 상태는, 우리와는 전혀 다르고 손에 잡히지도 않고 형체를 가늠할 수도 없는 하느님 신비를 설명하기에 더없이 좋은 상징인 것도 같습니다.


그렇게 구름 속에 계시던 하느님께서 구름 밖으로 나오셨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이 되기로 작정하신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예수님을 알아보고, 병자들을 데려옵니다. 그리고는 저마다 예수님께 손을 대고 싶어 그분께로 모여듭니다. 볼 수 없던 하느님께서 그 모습을 보여주시고,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봅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떨어져 계셨던 분이 사람들 가운데 오셔서 한사람씩 인격적으로 만나십니다. 그리고 손을 대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두려운 하느님께 이제는 저마다 손을 대고 싶어합니다. 사도행전이 이야기하듯, “사람들이 더듬어 찾기만 하면 만나주시고, 또 누구에게나 가까이 계신”(사도17,27) 하느님의 모습을 오늘 복음에서 확인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하느님을 믿는 우리도 구름 가운데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구분된 존재인 것처럼 보이거나, 아니면 세상과 동떨어져 그 모습이 희미하게만 보이는 존재일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오늘 복음에서 그 지방을 두루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왔던 많은 봉사자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소명을 발견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신비는 구름 속에 머물며 사람들과 분리된 상태로 유지되는 그러한 신비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사람들과의 만남에 개방하여, 기꺼이 함께 머물고자 하신 친교의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거룩한 지성소는 이제 사람들 가운데 마련되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 교회도, 이러한 친교의 신비를 더욱 깊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오시는 하느님과 더 깊이 일치하고, 세상 사람들과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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