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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1/23] 연중 제2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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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20-01-22 15:22 조회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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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무18,6-9;19,1-7 / 마르3,7-12>


늘 착하기만 하거나, 늘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보더라도, 어떤 때는 성인군자가 따로 없을 만큼 스스로가 대견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누군가에 대한 미움으로 마음이 가득 차기도 하지요. 또 어떤 때는 마음이 하늘같이 높고 바다같이 넓어지면서 한없이 자비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지나서는 작은 일에도 마음이 옹졸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바뀌면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것이 우리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 등장하는 사울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사울은 불과 얼마 전에 사무엘 예언자에게 기름 부음을 받아 왕으로 축성되었습니다. 축성되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거룩하게 만드셨다는 의미, 그러니까 하느님의 생명이 그 안에서 숨 쉬게 되었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축성된 사울이 오늘 다윗에게 시기와 질투의 감정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 큰 공을 세운 다윗을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움에 사로잡히지요.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사울 안에 생명의 빛과 함께 시기와 질투라는 어둠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십니다. 얼핏 생각하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와는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경험을 통해 모두가 알고 있듯이, 우리 마음에는 늘 빛과 어둠이 뒤섞여 공존하고 있습니다. 세례를 통해 성령께서 우리 안에 머물기 시작하셨고, 또 축성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어느 순간 바닥까지 미끄러지는 체험을 할 때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구원자이신 분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 혼란스러운 상태에 질서를 부여하시고, 빛과 어둠 가운데서 빛을 선택할 수 있는 식별력을 회복시켜 주실 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던 그 큰 무리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불완전한 내 모습을 인정하고, 매 순간 그분께 다가가 치유의 은총을 청해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때 비로소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는 고백도 참으로 가능해질 것입니다.


불완전한 사울과 주님께로 몰려들었던 병자들의 무리를 보면서, 우리 각자의 부족한 모습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삶에 참으로 주님이 필요하시다고 고백하면서, 그분께 치유와 회복을 청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늘 빛과 생명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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