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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5/7] 부활 제6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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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05-06 23:26 조회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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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16,11-15 / 요한15,26-16,4ㄱ>


한번 진리라고 믿어버린 것을 뒤집기는 참 어렵습니다. 반대로 오류라고 생각한 것을 다시 진리로 바라보기도 어렵겠지요. 그러다보니 각자가 믿는 진리에 따라 다른 신념을 가지고 무언가를 주장하다보면,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논쟁과 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유대인들에게 박해받을 것임을 예고하시는데, 그 박해가 하느님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대의명분까지 갖게 되리라고 말씀하시지요. 말 그대로 그리스도에 대한 다른 견해, 진리에 대한 다른 신념이 분쟁과 박해를 가져오게 될 것임을 예고하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을 보내시겠다고 약속을 하시는데, 이 진리의 영을 보내시는 대상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그릇된 진리를 따르는 유대인들에게 진리의 영을 보내셔서, 그들 눈을 열어주시고, 그들이 참 진리이신 예수님을 따르도록 하시면 더없이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작 예수님께서 그 진리의 영을 보내신 대상은 당신 제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잘못된 진리를 알고 있는 이들 생각을 바꾸어 분쟁과 박해를 없애시기보다, 오히려 그 박해 가운데에서 제자들이 확신을 잃지 않고 당신 안에 머물도록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셨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며칠 전 복음에서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 역시 어떤 식으로든 분쟁과 박해를 피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이상 다툼이 없을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날마다 주어지는 십자가를 지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간혹 그 어려움과 불편함이 사라지면 더욱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예수님의 계획이 그 십자가를 없애 주시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 가운데에서도 확신을 잃지 않고 진리의 영을 통해 당신 안에 머물도록 이끄시는 것이 그분의 계획이라고 여겨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교황으로서 처음으로 하신 강론 중에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십자가 없이 여정을 계속하고, 십자가 없이 교회를 세우고, 십자가 없이 그리스도를 고백한다면, 우리는 이미 주님의 제자가 아닙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지 않는다면, 세속적으로 우리는 주교요, 사제요, 추기경이요, 그리고 교황일 수는 있지만, 주님의 진정한 제자는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참으로 그분의 제자가 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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