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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5/2] 부활 제5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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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05-01 22:49 조회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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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15,1-6 / 요한15,1-8>


오순절 다락방이라는 그 좁은 공간에 집중되었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성령강림사건을 기점으로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은 참 경이롭습니다. 마치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하듯 팽창하면서 우주가 펼쳐졌다는 빅뱅사건처럼, 우리는 그 다락방으로부터 온 세상으로 확장되고 성장하는 교회를 사도행전에서 보게 됩니다. 특별히 끊임없이 경계를 허물면서 성장하는 교회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이방인이 그리스도인으로 초대받는가 하면, 법적으로 결코 유대인이 될 수 없었던 에티오피아 내시가 세례를 받아 공동체 안에 받아들여지고, 이스라엘이 아닌 새로운 지역으로까지 복음이 선포됩니다. 말 그대로 인종의 경계, 율법의 경계, 지역의 경계가 하나씩 허물어져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교회가 또 하나의 경계를 허무는 시점에 와 있음을 보게 됩니다. 모세율법 가운데서도 가장 엄격하다고 할 수 있는 할례법의 경계를 허무는 역사적인 순간이 소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미 정해진 경계 안에 있는 것이 안정적으로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계가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으로 인해 고착될 때, 그 안의 사람들은 생명 없는 돌멩이나 잘린 나뭇가지처럼 아무런 변화의 가능성 없이 살게 될 수 있습니다. 자기 경계를 딱딱하고 견고한 껍질처럼 만들어 그 안에 갇혀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생명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성장하도록 해줍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포도나무 가지가 뻗어나가고 열매를 맺는 것 역시 이러한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별히 참 포도나무이신 그리스도 안에 머묾으로써 그 생명으로 약동하고 자라는 포도나무 가지는, 끊임없이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 “내 안에 머무르라”는 예수님의 초대 말씀은, 정적인 의미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초대가 아닌, 역동적인 의미에서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떠나라는 선교의 초대, 그리고 예전의 경계를 넘어서 변화하라는 초대로 들립니다. 참 포도나무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가지로 머물면서, 그분의 성령께서 가지 구석구석에까지 전해주시는 생명을 받아, 여태까지의 경계를 벗어나 새로운 곳에 열매를 맺으라는 초대 말입니다. 그러니 이 초대에 응답하여,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나 그분이 이끄시는 대로 두려움 없이 세상 곳곳의 주변에로 나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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