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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10/21]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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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10-20 14:14 조회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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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4,20-25 / 루카12,13-21>


최근에 중독에 관한 책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 책에 따르면 사람들이 술이나 담배, 혹은 약물에만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 걸쳐 많은 요인들에 중독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사물에 중독이 될 수도 있고, 인간관계, 안락함,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칭찬의 말 등에 중독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중독된 대상에 대해 내성이 생겨, 점차 더 많은 양과 질을 갈구하게 되고, 원하는 만큼 얻지 못할 경우에는 금단현상으로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고도 합니다. 결국 이들은 더 많은 물건, 관계, 안락함, 칭찬의 말을 쫓아다니면서, 찰나의 즐거움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점차 그 대상에 종속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자유를 잃어버리고, 해방과는 거리가 먼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많은 소출을 거두어 더 큰 곳간을 지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죽음은 깨닫지 못하는 부자를 보게 됩니다.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두었다고 하니, 분명 필요 이상을 계속 축적했을 거라 예상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나 많은 재물이 결국 그 부자의 눈을 멀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부자는 재물에 중독된 사람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내성이 생겨 더 많은 것을 갈구하였을 것이고, 그 바람이 채워지지 않으면 금단현상 때문에 괴로움을 겪으면서, 다시 심기일전하여 재물축적에 힘을 쏟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듯 중독된 대상에 에너지를 쏟고 골몰한 나머지, 정작 가장 중요한 자신의 죽음은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겠지요.


비단 이것이 재물에 대한 중독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내 에너지를 소모시키면서, 중요한 것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들고, 내가 죽음의 길에 서 있음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래서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중독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앞서 말한 책에 따르면, 신앙생활에서도 자신이 만들어 낸 하느님의 이미지에 중독되어 거기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신약의 시대에 율법의 글자 한 획 한 획을 하느님의 이미지로 삼아 중독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중독의 또 다른 이름은 우상숭배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하느님께서 의로움으로 인정해주셨다고 이야기합니다. 고향과 친족, 재물과 같은 익숙한 대상들로부터 벗어나, 오히려 하느님의 약속에 희망을 두고 순례길에 오른 그 믿음을 이야기한 것이지요. 이 믿음은 한편으로는 불안한 상황을 도전으로 받아들인 용기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께 마땅히 향해야 할 내 발걸음을 붙잡는 중독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오늘 하루, 그렇게 내 발걸음을 붙잡는 요소들이 있는지, 또 그것들을 갈구하여 더 큰 곳간을 마음속에 짓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면서, 하느님께로 향하는 믿음의 순례길을 충실히 갈 수 있도록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찰나의 즐거움을 넘어서 더 큰 자유와 생명에로 나아갈 수 있는 은총을 이 시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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