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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부활 제5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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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04-29 13:31 조회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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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14,5-18 / 요한 14,21-26>


3주간의 미국 일정을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3개 주에 위치한 다섯 개 공동체에서의 일정을 소화했는데, 공동체 사이 거리도 꽤나 멀어서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느라 좀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도 그 바쁜 중에 꼭 다시 가고 싶어 시간을 쪼개 들른 곳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제가 머물던 공동체 바로 옆 호숫가 산책로였는데요, 함께 가셨던 빈첸시오 신부님은 좋지 않은 날씨에 굳이 호숫가에 가는 저에게 왜 그렇게 호수에 집착하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셨지만, 저에게는 다른 일정만큼이나 그 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거의 매일 짧게든 길게든 산책을 했던 곳이라, 저도 모르게 산책길 모퉁이 하나하나에 기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추억들이 배어 있던 탓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느 누구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참 특별한 것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당신도 사랑하시고, 또 그에게 당신을 온전히 드러내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를 반대로 이해해보면,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함께 사랑을 나누고, 그 분의 참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드러내주시는 모습을 온전히 보는 것, 그러니까 그분의 진가를 알게 된다고 할까요? 그리고 그 진가는 오직 서로 사랑을 나누어야만 알게 되는 그런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랑해야 그 대상이 온전히 보이고, 또 그 대상을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고 알게 되어 보게 되는 대상은 이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 이야기했듯,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이 참으로 맞습니다. 들에 핀 들꽃 하나도 그냥 지나치듯 볼 때와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서 볼 때 그 보여지는 모습이 완전히 다르니 말입니다. 이는 마치 제가 걸었던 그 호숫가 산책길처럼 그 들꽃도 사랑을 받고 온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전에는 그저 지나쳤던 그 사람에 대한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그 사람을 새롭게 보게 됨을 체험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요. 그 사랑이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 인내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니 말입니다. 그 시간동안 기억할 거리와 추억이 쌓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지치지 않고 사랑할 때 비로소 그 사랑의 깊이가 선물로 주어짐을 깨닫게 되곤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과의 여정 안에서, 특별히 성령께서는 그 추억을 끊임없이 우리 마음속에 떠올려주시는 분, 그래서 늘 새롭게 그분을 볼 수 있게 해주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제 동생 수사님한테 이런 이야길 종종 합니다. 하느님과 또 형제들과 추억을 많이 만들라고 말이지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나하나 추억이 쌓이면서 더 깊이 사랑하게 되고, 알아가게 되고, 그렇게 그 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알아감의 여정, 사랑의 여정 안에서, 특별히 성령께 의탁하여 우리가 인내로이 걸어갈 수 있는 은총을 함께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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