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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9/16]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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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09-15 17:06 조회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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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티모2,1-8 / 루카7,1-10>


기도에 관한 여러 가지 정의가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대화라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신앙인의 호흡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염경기도, 묵상기도, 관상기도라고 종류에 따라 나누어 정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태껏 제가 들어본 모든 기도의 정의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게 다가왔던 것은 ‘하느님을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감동이라는 것은 마음과 마음이 통할 때 전해지는 특별한 느낌이지요. 그래서, 이 정의에 따르면 기도는 굳이 언어가 아니어도 괜찮고, 신자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바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간절한 마음, 솔직한 고백이 바로 주님의 마음을 울리는 기도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은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백인대장은 이스라엘의 그 누구보다 주님을 감동시켰던 것 같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도 아닌, 자신이 부리는 노예를 살리려는 따뜻한 마음이 주님을 감동케 했을 것이고, 로마의 식민지배를 받던 유다인들을 존중하여 회당을 지어준 그 너그러운 마음도 주님께 전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백인대장이라는 높은 신분에도 불구하고, 나자렛이라는 시골 출신의 예언자에게 정중하게 부탁을 하는 겸손한 마음도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였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가장 예수님께 감동으로 다가왔을 거라 생각되는 것은, 단 한 말씀만으로도 자기 종이 나으리라는 단순하고도 확고한 믿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그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이렇게까지 말씀하시지요.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루카7,9)


사실, 백인대장의 오늘 고백은 우리가 매 미사 때마다 영성체 전에 바치는 기도의 전형이기도 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라고 우리는 기도하지요. 만일 우리가 이 고백을 매번 백인대장처럼 단순하고도 확고한 믿음으로 기도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늘 하느님께 감동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간혹 상상해봅니다. 자세히는 몰라도, 틀림 없이 하느님 치유의 손길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체험하고, 더 많은 기적이 우리 삶에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이 말하고 오래 머무는 것이 꼭 훌륭한 기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단순하고, 겸손하고, 솔직한 기도가 하늘에 닿을 때가 더 많은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배우자와의 관계도 그렇고, 부모자식 간,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도,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두고두고 힘이 되는 것은, 아주 짧은 감동의 순간일 때가 많지요. 그리고 그 순간들이 관계를 유지시켜 주고, 둘 사이를 더 가깝게 이어줍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그렇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백인대장의 따뜻하고 너그럽고 겸손한 마음, 그리고 그의 단순한 믿음을 묵상하면서,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하느님께 감동을 드려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말이지요. 그러한 노력들이 하느님과 우리 사이를 더 가깝게 이어주고, 친밀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습니다. 주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며, 이에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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