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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8/26]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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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08-25 15:55 조회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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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테살1,1-5.8ㄴ-10 / 23,13-22>


악마, 혹은 원수는 우리의 식별을 방해하기 위해서 악한 것들을 늘어놓는 식의 작전을 잘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금방 선과 악을 구분해서 선을 택하기 때문이지요. 대신에 원수는 선한 것들을 많이 늘어놓는 식으로 우리의 식별을 어렵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선한 것, 좋은 것이 너무 많아서, 그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사실, 무언가 좋은 것을 내가 가지고 있다 생각되면, 그것을 놓칠까 봐 다른 것을 차마 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재차 불행하다고 선언하십니다. 가난한 이들, 굶주리는 이들, 우는 이들을 행복하다고 하셨던 분께서, 율법을 충실히 지키며 경건하게 살아가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는 불행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아마도 이들이 이미 좋은 것을 가지고 있기에, 더 좋은 것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큰 불행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율법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주신 선물로서,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그 율법을 지킴으로써 그들은 생명과 축복을 얻는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만 온통 집중하다 보니, 점차 율법을 절대화하고, 율법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여기게 되었던 듯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는 더 좋은 길을 선택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언젠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는 기꺼이 흔들리고 놀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안정감 있어 보이기는 하지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들은 근본주의자나 원칙주의자가 되기도 쉽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 믿고 있는 것, 배운 것을 좋은 것으로 여기기에, 새로운 다른 것으로부터 영향받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 두려움 때문에 지나치게 방어적이 되고, 완고해지고, 그래서 더 좋은 것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참으로 불행합니다.


반면에,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기꺼이 흔들리고 놀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은 지금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겸손한 사람들, 또,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에 기꺼이 공감하는 연민의 사람들, 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참으로 가난한 사람들, 그래서 주님께로부터 행복하다고 인정받은 사람들이 되는 것이겠지요.


특별히 예수님의 불행 선언을 묵상하는 오늘, 내 삶이 율법이나 아니면 다른 어떤 완고한 것에 묶여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보면 좋겠습니다. 더 좋은 것, 가장 좋은 것을 식별하고 선택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이를 위해서 기꺼이 흔들리고 경탄하고, 감동할 수 있는 마음, 그리고 성령께 귀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 식별할 수 있는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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