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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주님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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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06-02 08:42 조회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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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1,1-11 / 에페1,17-23 / 루카24,46-53>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지상에서의 모든 활동을 마치고, 하늘에 올라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아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마치 전쟁터에 나갔던 장수가 그 전쟁에서 승리하고 기쁨에 넘쳐 고향으로 돌아오듯, 예수님께서 당신께 맡겨진 사명을 완수하시고, 특별히 죄와 죽음을 물리치시고 아버지께로 돌아가신 기쁨의 날이 바로 오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화답송은 환호 소리 가운데 하느님이 오르시고, 나팔 소리 가운데 주님이 오르신다고, 모두가 손뼉을 치고 기뻐하라고 노래합니다.


더욱이 주님의 승리는 그분만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승리이기도 합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곧 우리 신자들도, 앞서가신 예수님을 따라 아버지 하느님께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승천, 곧 주님의 승리는 거기에 참여하는 우리 모두의 승천과 승리를 약속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승천을 통해서 땅으로부터 하늘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주신 것이지요. 영원히 만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하늘과 땅이 마주 서로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듯 예수님의 승천을 기뻐하고 환호하다가도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로 오르셨으니, 그렇다면 이제 땅에는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는 것인가 하는 의문 말입니다. 실제로 오늘 제1독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 제자들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하늘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주님의 기도 안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고백합니다. 그럼 하느님께서는 하늘에만 계시고 땅에는 안 계실까요? 만일 그렇게 하늘나라가 물리적으로 하늘 위 어딘가 있는 곳이라면, 우주로 나갔던 우주비행사들은 하늘나라와 하느님을 직접 목격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늘나라는 그렇게 하늘에 있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하늘나라에 하느님이 계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계신 곳이 바로 하늘나라가 된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하늘나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다스리시고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태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셔서 가장 먼저 선포하신 말씀이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3,2)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하늘이 땅으로 내려앉았다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하느님께서 다스리시고,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무르익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하늘은 우리 머리 위에 있는 하늘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서 계신 곳이라면 어디든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이 증언하듯, 분명 주님 승천은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사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곳 어디나 주님께서 오시겠다는 약속으로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세상이 하늘나라로 변화되고, 특별히 우리 마음이 하늘을 닮아갈 때, 예수님께서 바로 거기 함께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임마누엘 하느님, 그러니까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으로 오셨을 때부터, 그분은 아마도 각 사람의 마음속에 머물기를 간절히 원하셨다고 생각됩니다. 요한 묵시록 3장 20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시려고 문을 두드리시는 장면이 나오지요. 이를 많은 영성가들은 우리 마음속에 들어오시려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묵상합니다. 이때 그 두드림은 우리 마음이 하늘을 담는 마음으로 변화되기를 바라시는 두드림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이 하늘을 품을 때, 그 마음의 문은 열리고, 주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영원히 살게 되시는 것이겠지요. 그분께서 우리 마음 안에서도 부활하고 승천하시어, 이제 우리 마음이 예수 성심과 완전히 연결되고, 그렇게 변화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일 뿐만 아니라, 예수성심성월에 처음 맞이하는 주일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예수님의 마음을 닮기를 바라고, 필요한 은총을 청하는 이때, 무엇보다 우리 마음이 하늘을 닮을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한 가지 기도를 알려드리고 싶은데요, 바로 미사 중에 성체와 성혈이 들어 올려졌을 때 바치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아주 오래전 교리 책에는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거의 바치지 않는 기도입니다. 하지만, 이 기도의 의미가 예수성심성월 가운데 되새겨지면 좋겠다는 마음에 알려드립니다.


먼저 성체를 들어 올렸을 때, 예전에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내 주시여 내 참 천주시로소이다.” 빵의 형상 안에 주님께서 계심을 기도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성혈을 들어 올렸을 때는, “지극히 거룩한 예수 성심이여, 당신의 마음과 제 마음이 같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심장에서 흘러나온 예수님의 피를 바라보면서, 우리 마음이 그분의 마음으로 변화되기를 기도했던 것이지요.


사실 우리보다 큰 예수님의 마음을 우리 마음속에 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은 옹달샘이 하늘에 빛나는 달을 담을 수 있듯이, 우리 마음도 그렇게 예수님의 마음을 담고, 또 닮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선과 악 가운데 선을, 그리고 생명과 죽음 가운데 생명을 식별할 줄 알게 될 때, 또 연민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될 때, 우리 마음이 그분 마음을 닮아가고, 예수님께서 우리 마음속에서도 부활하고 승천하게 되신다는 것이지요.


예수성심성월이자, 주님 승천 대축일을 경축하는 오늘, 주님께서 당신 사명을 완수하고 하느님께 승천하여 돌아가셨듯이, 우리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우리 마음이 하늘을 담고, 더욱 주님 마음이 되어가는 예수성심성월이 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우리 마음속에서도 승천하실 수 있도록, 이 시간 필요한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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