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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3/23] 사순 제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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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03-22 23:09 조회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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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20,10-13 / 요한10,31-42>


주말부터 피기 시작했던 저희 집 매화가 이제는 정말 활짝 피었습니다. 엊그제는 눈도 그리 많이 오고 날씨도 추웠는데, 그래도 봄소식을 알리겠다고 한사코 꽃을 피워내는 매화나무가 참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아직 활짝 피지는 못했지만 살며시 고개를 드는 개나리 꽃잎도 반갑고, 뿌리에서부터 끌어올린 깊은 땅속 기운으로 꽃망울을 빚어내는 벚나무도 참 고맙습니다. 아무리 춥고 힘들어도 자연의 섭리에 순명하고, 또 봄이 오는 표징이 되어주는 이 친구들을 보면서, 이들 덕분에 세상이 돌아가고 있구나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순명하여 세상에 표징이 되는 또 다른 존재, 예레미야 예언자를 만나게 됩니다. 예레미야서 1장을 보면, 그가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받게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서 하느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한다.”(예레1,7) “그들이 너와 맞서 싸우겠지만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예레1,19)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어떤 방해나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예레미야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당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는 약속이셨지요. 그리고 이 약속을 신뢰한 예레미야 예언자는 자신이 쓰러지기만 기다리는 사방의 적들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자신의 입에 담아주신 말씀을 담대하게 전합니다. 마치 칼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기어이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처럼, 그도 온갖 박해와 고난 속에서도 끝까지 말씀을 선포합니다.


이는 예레미야를 비롯한 모든 예언자들의 몫이었고, 또한 그 예언자들이 처음부터 예고해온 예수님의 사명이었습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을 잡으려는 이들, 또 돌을 던져 죽이려는 이들 가운데서 담대히 하느님의 일을 계속하시며, 당신의 신원을 설명하시지요. 그 결과 그분은 다시 요르단 강 건너편으로 피해갈 수밖에 없으셨는데, 놀랍게도 바로 그 순간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요한복음은 전합니다. 박해와 고난 속에서도 순명하여 세상의 표징이 되신 분께서, 기어이 사람들의 마음을 아버지께로 돌려놓으셨던 것이지요.


영하의 날씨에도 꿋꿋하게 꽃을 피워 봄을 선포하는 나무들,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여 담대하게 세상의 표징이 된 예레미야 예언자와 예수님을 떠올리며, 우리는 어떠한 표징으로 부름 받았는지 돌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부름에 충실히 응답하고 순명할 수 있는 은총을 함께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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