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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부활 제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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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05-16 08:36 조회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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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8,26-40 / 요한6,44-51>


에티오피아 내시는 여왕의 재정을 관리하는 높은 관리였고, 개인 수레와 이사야 예언서 두루마리를 소유할 수 있을 만큼 부유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하러 간 것을 볼 때, 하느님께 대한 신심도 대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 내시는 혼자서 예언서를 읽을 만큼 진리에 대한 열망도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율법이 명시한 바에 따라(신명23,3), 그는 육체에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성전 출입은 물론, 유다인들의 어느 공동체에도 속하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오직 흠 없는 사람만이 하느님 앞에 설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오늘 제1독서에서 그 내시가 필리포스에게 건넨 말, 곧 “내가 세례를 받는 데에 무슨 장애가 있겠습니까?”(사도8,36)라는 질문이 아주 조심스럽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지닌 신체적 결함 때문에 감히 하느님 신비로 다가설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겠지요. 어쩌면 그 때문에 공동체로부터 내쳐졌던 여러 기억들이 아프게 떠올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그에게 하느님께서는 필리포스를 통해서 그가 당신께로 다가서는 데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고 확인해주십니다. 아니, 사실은 예언서를 통해 진리를 찾고 있던 그에게 하느님께서 먼저 다가오셨던 것이지요. 야고보서가 이야기하듯,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이에게, 하느님께서 손수 가까이 오셨던 것입니다. (야고4,8)


그러고 보면 장애를 규정하고, 경계를 짓고, 그렇게 너와 나의 다른 점을 가지고 기어이 갈라서려고 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들 쪽인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늘 하나로 모으는 데 관심이 많으시지요. 특별히 우리가 생명의 양식이라 고백하며 매 미사 때 받아 모시는 성체는 이를 더 분명히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1서에서, 빵이 하나이므로 그 빵을 모시는 이들도 한 몸을 이룬다고 했었지요.(1코린10,17) 다시 말해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살을 나누어 먹을 때마다, 서로 간의 경계와 막혔던 담이 무너져내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게 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분과 한 몸을 이루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죽음을 맛보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겠지요.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면서, 특별히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모으시는 하느님, 다름조차도 경계가 아닌 풍요로움으로 만드시는 하느님을 많이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그러한 역동이 우리 공동체에, 또 우리 교회에, 더 나아가 온 세상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기를 함께 노력하고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모든 벽을 기꺼이 허물고 다른 이들과 일치할 수 있는 마음, 그리고 하나의 빵을 나누어 먹고 한 몸을 이루는 이 큰 신비를 알아들을 수 있는 지혜를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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