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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부활 제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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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05-16 08:35 조회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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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7,51-8,1ㄱ / 요한6,30-35>


지난 2월에 우리는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 10주기를 보냈었습니다. 그즈음 신문이나 TV 매체를 통해서 생전에 추기경님께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셨던 여러 모습과 말씀들을 다시 보고 기억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지요. 그 가운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다시금 떠오르는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라는 말씀입니다.


오늘날 세상을 보면, 다른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잡아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인육을 먹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을 희생시켜서라도 자기 잇속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금전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사기를 치고 남을 이용하는 사람도 그렇고, 자기 위신이나 명예를 지키려고 타인을 짓누르는 사람들, 또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으로 내모는 이들을 볼 때, 우리는 어느 모로 다른 사람들을 자기 밥 취급하는 그런 마음을 보게 됩니다. 아마도 그 사람들에게는, 밥이 되어 주라는 추기경님의 초대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일컬어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시지요. 여기에는, 누군가가 생명을 얻어 살아갈 수 있도록 당신께서 기꺼이 먹히고 씹히고 희생되기를 마다하지 않으시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수난하고 죽으심으로써, 죽을 운명이었던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도록 해주셨습니다. 말 그대로 밥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생명을 나누어주셨던 것이지요. 더욱이 그 밥은 일회적으로 허기를 달래주는 한 끼 식사가 아니라, 결코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게 해주는 양식이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우리를 위해서, 단 한 번이 아니라 언제까지라도 기꺼이 희생하실 수 있다는 마음, 그리고 절대로 멈추지 않고 모두를 살리고야 말겠다는 마음을 그렇게 전해주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부활 3주간 내내 우리는 생명의 빵을 주제로 한 복음을 계속해서 듣게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기꺼이 밥이 되시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예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각자의 기도로 가져갔으면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분을 따르는 제자들로서, 우리도 세상의 밥이 되고자 결심하고, 그 마음을 각자의 행동으로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오늘 제1독서는 스테파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처음으로 순교하는 모습을 전해주지요. 오늘날 이 땅에서의 순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이들의 밥이 되어서, 결국 누군가를 살리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생명의 빵에 동참해서 세상에 생명을 전하는 것, 그래서 서로 밥이 되어 주라는 초대가 더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오늘날 순교의 삶이라 여겨집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이 살리는 삶, 또 사람들이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삶이 되기를 바라며, 이 시간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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