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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사순 제1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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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03-14 15:09 조회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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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제18,21-28 / 마태5,20ㄴ-26>


오늘 복음은 저에게 신학생 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말씀입니다. 양성을 받으면서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저 역시 주님 안에서 더 거룩해지기를 열망했고, 또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달리, 실망스럽게도 날마다 제 부족함을 보아야 했고, 또 크고 작은 형제들과의 갈등이 미묘한 기류를 만들면서 마음이 영 불편해질 때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해인가 성탄 밤 미사를 준비하던 날, 그날도 어떤 이유로 한 형제와 미묘한 기류가 흐르던 때였습니다. 전례 준비며, 아가페 준비며, 하나씩 다 마무리가 되어가는데, 정작 제 마음이 준비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 형제와 화해를 하지 않고 대축일 미사에 들어가는 것이 그냥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이지요. 그때 제 마음속에 울리던 말씀이 오늘 복음 말씀이었습니다.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마태5,24) 몇 번을 머뭇거리다가, 미사가 시작되기 얼마 전, 용기를 내어 그 형제 방문을 두드리고, 마음을 털어놓고 화해를 했습니다. 딱히 누구 잘못이랄 것도 없는, 그런 유치한 오해를 풀고, 가볍고도 기쁜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맞이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그 기억이 오늘 복음 말씀을 들을 때마다 감사한 추억으로 마음속에 떠오르곤 합니다.


오늘 복음을 읽고, 또 그 추억을 떠올리면서, 무엇보다 형제와의 화해를 봉헌예물로 받아주시는 하느님을 묵상하게 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물을 제단 앞에 놓아둔 채 형제와 화해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예물 봉헌과 형제와의 화해가 별개의 것이 아님을, 오히려 그 화해가 봉헌의 중요한 부분임을 가르쳐주시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가 하면, 화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하시는 하느님 마음을 묵상하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서로 화해하게 하시려고, 당신께 바쳐지는 제사가 잠깐 중단되는 것조차 개의치 않으시는 하느님. 그분께 있어서 과연 사랑의 실천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가 돌아서서 회개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돌아서서 형제와 화해하는 것보다, 돌아서서 더 많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보다 그분께서 더 기쁘게 받아주실 예물은 없겠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이런 예물을 바칠 때마다 우리에게 감사한 추억이 하나씩 더 생기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러한 예물을 주님께 봉헌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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