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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2/26] 사순 제2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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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02-25 13:08 조회114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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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9,4ㄴ-10 / 루카6,36-38>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합니다. 이는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에 따라 상대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의미인데, 이 말의 이면에는 우리 모두 어느 모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내 개인적인 말이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 세상이 참 복잡한 그물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나의 말과 행동에 당장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반응을 보이지는 않더라도, 그 사람이 나로부터 받은 영향은 복잡한 그물망을 통해 지구 반대편까지도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마치 하나의 물방울이 저 멀리까지 파장을 만들어가듯, 또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예상치 못한 기상의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떠나간 말과 몸짓은 다시 어떻게든 나에게로 돌아오는 순환의 움직임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각자가 만들어내는 그 수많은 순환의 역동들이 알게 모르게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적인 모습이나, 또 함께 얼싸안는 기쁨의 모습과 같은 선순환의 역동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끊임없이 다른 상처를 만들어 내거나, 여러 가지 범죄행위, 심지어 전쟁과 같은 악순환의 역동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어떤 지향으로 그 순환이 시작되었는가 하는 문제이겠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나에게 전해진 영향을 내가 어떻게 반응하여 세상에 되돌려주는가의 문제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복음은 이 세상에 선순환의 역동이 많아지게 하라는 초대의 말씀이라고 여겨집니다. 나와 다른 생각과 말과 행동을 판단하고 “심판”하지 말라는 말씀이나,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단죄”하지 말라는 말씀은 새로운 악순환의 여지를 만들지 말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반면 “주어라”라는 말씀은 긍정의 마음을 담은 새로운 선순환의 역동을 만들어내라는 초대이겠지요. 그리고 “용서하여라”라는 말씀은 직접적으로 누군가 잘못한 바가 있어서 악순환의 고리가 나에게 전해지더라도, 그것을 선순환으로 바꾸라는 초대의 말씀으로 들립니다. 말하자면, 정수기나 공기정화기 같은 존재가 되어서 이 세상을 보다 선한 방향으로 정화시키기를 바라는 예수님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한편으로 세상의 악을 함께 치유해나가자는 초대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해 줄 뜻을 품으십시오.”(로마12,17) 마치 아마존의 밀림이 공기를 정화하는 것처럼, 세상의 악이 우리를 통해 여과되고, 우리를 거쳐 가면서 선한 순환을 이루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은총의 이 사순시기 동안, 그렇게 우리가 자비로운 사람, 하느님을 닮은 사람으로 변화해갈 수 있는 은총을 함께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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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파비올라님의 댓글

파비올라 작성일

가끔억울한 일을 당하면 때로는  자신이 심판도 못할 존재라고 여기거나 그렇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거나, 그래서 더 화가 나고, 화냄을  지우기 위해 상대를'심판' 하려 하기도...그럼에도불구하고 ...세상의 악이 우리를 통해 여과되고 우리를 거쳐 가면서 선환 순환을 이루게 된다면  이로인해 하느님처럼 자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실천해가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