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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주님 봉헌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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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9-02-01 23:35 조회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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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3,1-4 / 루카2,22-40>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이날은 예수님께서 성전에 봉헌되신 것을 기념하며, 우리도 주님께 각자를 합당히 봉헌하기로 다짐하고 필요한 은총을 청하는 날이지요. 그런데 이때 봉헌이 단순히 하느님께 나 자신을 드리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님께 내어드림으로써 새로운 나를 다시 선물받는 신비를 체험하는 순간이 바로 봉헌입니다.


사실, 주님께 드리는 봉헌이 다 그렇습니다. 성당을 다 짓고 주님께 봉헌할 때, 그 공간을 거룩한 성전으로 되돌려 받는가 하면, 오늘 하루, 혹은 올 한해를 주님께 봉헌할 때, 우리는 축복받은 시간으로 그 시간을 다시 선물로 되돌려 받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지향과 바람을 주님께 봉헌할 때, 주님께서 뜻하시는 바 안에서 필요한 은총과 복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무엇이든 주님께 봉헌하면, 주님 뜻에 맞갖는 것으로 거룩하게 변화되어 다시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것이지요. 봉헌 이전의 것이 이제 주님 안에서 새롭게 변화된 것입니다.


봉헌으로 변화되는 이 놀라운 기적은 무엇보다 사람들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주님 손에 맡겨드리고 봉헌할 때, 우리는 그들이 내 소유가 아닌 하느님의 사람들임을 여실히 깨닫게 됩니다. 또 미워하는 이들을 봉헌할 때, 그들 역시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거룩한 이들임을 깨닫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주님께 봉헌할 때, 우리는 과거의 나를 벗어나 새롭게 변화되고 부활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녀님들이나 저와 같은 수도자들은 이날 하느님께 가난, 정결, 순명을 서원하고, 온전히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겠다고 주님께 다시금 약속합니다. 그리고 이 봉헌을 통해서 우리를 거룩하게 만들어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신뢰하고 기뻐하며 감사하지요. 그래서 오늘 주님 봉헌 축일은 ‘봉헌 생활의 날’로도 불리며, 봉헌된 삶을 사는 수도자들의 날로 경축하고, 아울러 수도 성소를 위해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 날이 단지 수도자들만의 날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 봉헌을 기억하고 다짐하는 날이 바로 오늘, 주님 봉헌 축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축일을 지내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주님께 봉헌하며 살고 있는지, 또 나 자신을 참으로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거룩하게 변화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성전에 바쳐진 예수님처럼 나도 온전히 주님 앞에 바쳐지고 있는지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매 미사 때마다 엄청난 봉헌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음을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사제의 손을 통해 바쳐지는 빵과 포도주가 거룩해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지요. 바로 미사가 이루어지는 제대 위에서 그 변화의 신비가 일어납니다. 그러니 미사중에 내가 변화되고 싶은 부분들을 빵과 포도주와 함께 그 제대 위에 봉헌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부족함, 아픈 상처, 미워하는 마음을 이 위에 올려 놓는 것이지요. 그리고 다시 영성체를 할 때, 거룩하게 변화된 그 봉헌을 다시 선물로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렇게 우리가 변화되고 부활하기를 바라시니, 무엇이든 이 시간 그분께 다 봉헌하도록 합시다.


아울러 이제 곧 맞이하게 될 새로운 한 해를 주님께 봉헌하고, 축복된 시간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축복된 한 해를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시간 필요한 은총을 주님께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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