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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12/21] 대림 12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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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12-20 18:18 조회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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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2,8-14 / 루카1,39-45>


엘리사벳과 마리아의 만남을 묵상하면서 이 두 여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헤아려봅니다. 엘리사벳은 느즈막이 아이를 잉태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많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두려움, 무엇보다 갑자기 벙어리가 된 남편 즈카르야를 보면서 아마도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직감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의 조금 앞부분을 읽다 보면 엘리사벳이 다섯 달 동안을 숨어 지냈다고 하는데, 아마도 자신에게 닥친 갑작스럽고도 당황스러운 이 일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그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갓 16살이 된 마리아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를 통해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말씀을 듣고 “그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고백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역시 갑작스레 들이닥친 당혹감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했겠지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부모님의 평판 등을 걱정하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만남은 당황하고 있는 두 여인의 만남, 서로의 위로와 연대가 필요한 두 사람의 만남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서로의 성소를 확인하고, 비전을 나누고, 축복하는 이 시간을 통해서 이 둘은 자신들을 향한 하느님의 뜻에 확신을 갖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며 이 길을 걷는 우리들도 서로 격려하고 확신을 나누는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누구도 처음부터 끝까지 확신에 차서 지치지 않고 이 여정을 걸어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 말입니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힘이 되어주는 친구, 불교에서는 도반이라 부르기도 하는 그런 존재가 우리에겐 꼭 필요합니다. 때로는 엘리사벳의 모습으로, 때로는 마리아의 모습으로 서로의 성소를 비춰주고 응원해주는 벗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놀라운 계획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는 가톨릭 신자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모든 이의 하느님이신 분께서 각자에게 맞는 그 어떤 계획을 잉태하도록 하셨다고 믿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넓은 의미에서 각자의 성소인 것이지요. 우리가 그 성소를 서로 비춰주고 응원할 때, 하느님의 계획이 각자의 삶을 통해 아름답게 드러나고, 마침내 하느님께는 영광, 사람들에게는 기쁨과 평화가 되는 열매가 맺힌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갖는 모든 만남이 마치 엘리사벳과 마리아가 그러했던 것처럼,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만남이 될 수 있기를, 그래서 각자를 통한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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