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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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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12-12 22:14 조회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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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41,13-20 / 마태11,11-15>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 낯선 것을 마주하게 되면 먼저 두려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새로운 상태를 거부하고 다시 익숙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지요. 그 옛날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 이스라엘 민족이 익숙한 종살이로 돌아가고 싶어했던 것이나, 또 오늘날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추방하려는 세계 곳곳의 움직임에서 우리는 이같은 낯섬에서 오는 두려움, 그리고 두려움에서 오는 거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부는 자주 폭력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마치 두려운 것을 보면 으르렁대면서 자기에게 오지 못하도록 위협하는 사나운 개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하늘나라도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새로운 대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익숙함으로부터 돌아서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라는 세례자 요한의 외침은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두려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두려움을 폭력적으로 밀쳐내었던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하늘나라는 어떤 물리적인 영토가 아니라 하느님의 다스림 자체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뜻이 구체적으로 세상 속에서 또 우리 마음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태, 하느님의 법이 온세상 구석구석 스며들어 마침내 사랑이 모든 일의 유일한 동기이자 목적이 되는 새로운 상태를 우리는 하늘나라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그 나라는 한편으로는 환영받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세례자 요한 때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거부당하고 폭행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탄은 임마누엘 하느님을 맞이하는 기쁘고 즐거운 사건이지만, 그와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라는 도전이라고도 여겨집니다. 성탄은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고 하늘이 땅으로 내려온, 말 그대로 혁명과도 같은 사건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성탄은 과거에 안주했던 안전해보이는 상태에서 벗어나라고 우리를 다그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상태를 기꺼이 살기 위해 안전지대를 벗어나 밖으로 나아가라고, 더 낮은 곳을 향해 땅으로 내려 가라고 우리를 재촉합니다. 그분께서 그러하셨듯 우리도 혁명적인 사건을 마다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탄을 준비한다는 것은 어쩌면 이 새롭고도 낯선 초대에 내가 어떻게 응답할지 결심하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땅으로 내려와 사람들 가운데 살기로 작정하신 하느님과 함께, 이제 그분이 원하시는 곳으로 기꺼이 동행하기로 마음 먹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오늘 제1독서를 통해 이렇게 말씀해 주시지요.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이사41,13) 우리가 두려움을 넘어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새롭고도 낯선 곳으로 기꺼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함께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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