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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대림 제1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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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엘 수사 작성일18-12-05 21:21 조회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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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26,1-6 / 마태7,21.24-27>


로마에서 글라렛 청년 성소 담당자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우리 수도회를 포함해서 글라렛 영성을 사는 수사님들, 수녀님들, 그리고 평신도들 70여 명이 총 45개국에서 모였는데, 2주간 계속된 모임을 통해서 최근에 끝난 청년 시노드 내용을 함께 공부하고, 또 청년 사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경청에 대해서 깊이 묵상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같은 글라렛 영성을 바탕으로 청년 성소 사목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머리를 맞대고 시간을 함께 나누면서, 제가 교회의 일원임에, 또 글라렛 선교사임에 새삼 감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모임 때 나눈 내용들 가운데 경청, 곧 들음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계명은 신명기 6장의 말씀이었다고 하지요. 바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6,5)는 계명으로, 십계명 가운데서도 첫 번째 위치를 차지하는 큰 계명입니다. 그런데 이 구절의 전후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장 큰 계명에 앞서 먼저 명령하신 바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바로 “이스라엘아, 들어라!”(신명6,4)라고 번역된 “Shema, Israel”이 그 명령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가장 먼저 명령하신 것은 무엇보다 경청하라는 요청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잘 듣는 것이 모든 십계명에 앞선 “제0계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주님, 주님!’한다고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오히려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실행함으로써 반석 위에 집을 지어야 한다고 하시지요. 이 말씀이 오늘 저에게는 자기 의지로 주님께 무언가를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먼저 그분 말씀을 경청하고, 그 들은 바를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러니까 소위 ‘제0계명’을 지킴으로써 튼튼한 반석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실 기도 생활이나 공동체 생활, 또 사도직 활동 가운데 잘 듣는 것만큼 모든 능력의 기초가 되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말씀, 특별히 성경을 통해 우리 마음을 두드리시는 말씀으로 끊임없이 영감을 얻는가 하면, 다른 이들의 말을 귀담아들음으로써 하느님을 찾아가는 여정의 풍요로움을 체험하게 되곤 합니다. 또 시대의 징표를 보고 들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모든 사도직 활동의 기초가 아닐 수 없겠지요. 그래서 들음은 우리 수도 생활 여정에서의 반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잘 듣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하지요. 기교를 연마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을 열어 연민의 마음으로 귀 기울이려 노력하고, 그 노력을 끊임없이 내면화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느님 말씀을 듣고, 또 형제자매들의 이야기, 세상의 외침들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Shema!, 곧 들으라는 하느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할 수 있는 은총을 이 시간 함께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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